제주도 귤밭에는 인적 드문 밭에서 짧은 줄에 매여 평생을 보내는 밭지킴견들이 있다. 소설가 유재연은 어느 겨울 아침 제주 마을을 걷다 귤밭 한쪽에서 죽어 있는 흰 개를 발견한 뒤, 개들이 돌담 밖으로 나올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귤밭의 개들』은 저자가 지난 2년 동안 오직 개들만을 위해 애쓴 기록이다.
간식을 들고 매일 개를 찾고, 견주를 설득해 목줄을 늘리거나 함께 산책에 나선다. 태어나 한 번도 산책해본 적 없는 다복이, 사람이 다가오면 구석으로 숨는 밤비, 가까워지는 데 일 년이 걸린 대봉이 등 개들은 저마다 다른 시간 끝에 마음을 연다. <제주의 소리>에 연재한 열 편의 글과 수시로 쓴 SNS 메시지를 통해 개들의 고통과 슬픔뿐 아니라 아직 누려보지 못한 넓은 세상을 알려주는 행복을 함께 담았다.
밭지킴견의 달라진 얼굴은 우리 모두의 삶과 환경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 역시 어린 시절 고통의 말뚝에 매여 오랫동안 타인을 경계하며 살았고, 개들을 데리고 산책하는 동안 내면에 남아 있던 우울과 공허가 옅어지는 경험을 한다. 개들에게 걸을 수 있는 세상을 내어주고, 개들은 저자에게 그 세상을 함께 걷는 기쁨을 돌려준다. 아무도 갇혀 있지 않기를, 어떤 형태로든 세상과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는 책이다.
귤밭의 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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